매일의 자리마다 스민 자연으로부터
센템다운 일상을 이야기합니다.
* <Director's Letter>는 센템 기획자가 직접 전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로, 마음과 정성을 고민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 마치 한 통의 편지처럼 들려드리는 시리즈입니다.
① 왜 센템은 우표를 만들기 시작했을까?
"택배가 하나의 편지인 것처럼, 우표를 붙여주자."
그런 말이 나왔던 것은 지난 2023년 추석 무렵이었습니다. 야심차게 추석을 위한 우표를 세 장이나 만들면서 센템의 우표 서비스는 출범했습니다.
그 이후 12월 한 달 동안 한정으로 붙여 주었던 '새해 우표'에 이어, 어느덧 민족 대명절인 '설'을 맞아 센템의 세 번째 우표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우표를 붙이는 시기가 찾아 오면, 매일 4시 무렵 찾아와 저희의 택배를 가져가 주시는 기사님께서 묻곤 하십니다.
"이건 왜 붙여주는 거예요?"
급하게 수거해 가시는 와중에도 버선발로 달려나와 "잠시만요!" 하며 일일이 못다 붙인 우표를 붙이는 저희를 보고, 의아해 하기도 하시고 웃기도 하십니다.
"이런 거 붙여도 알아 줄까요?" 짖궂게 한 소리 하시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진심이 전해질 분께는 전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하고 담백하게 대답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왜 우리가 우표를 만들기 시작했는지 한 번도 제대로 들려드린 적 없는 것 같아요.
"아, 추석을 맞이해서 붙여드리고 있어요!"
택배를 포장하느라 정신이 없어 이렇게만 함축하곤 했던 말, 여러분께도 이렇게 가닿고만 있었던 건 아닐지요. 세 번째 우표를 만든 기념으로, 처음 우리가 고민했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② 선물을 받는 첫 순간, 우리는 무엇을 볼까요?
택배로 선물을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럴 때 우리가 마주하는 첫 순간은 문 앞 복도에 덩그러니 놓인 투박한 상자의 모습입니다. 직접 주고받는다면 환하게 미소부터 지어졌겠지만, 눈앞에 보이는 건 운송장의 정보나 물건의 명칭입니다.
선물의 본질은 '물건'이 아니라 '받는 순간의 기쁨'입니다. 문 앞에 놓인 택배를 본 순간, 운송장이나 브랜드가 아니라 건강을 응원하는 마음이 먼저 보였으면 좋겠다. 그러한 '첫 순간'을 디자인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선물을 직접 받을 때처럼 얼굴에 살포시 미소가 지어졌으면 좋겠다고요.
선물이란 실은 '낯선 것'입니다. 무엇이 들었는지 열기 전엔 모릅니다. 그렇기에 상냥하게 노크하는 마음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얼굴이 예뻐지는 화장품 선물에는 화려한 포장지, 아기자기한 문구 선물에는 반짝이는 리본도 좋지만, 건강을 바라는 선물에는 조금 더 복합적인 사연과 마음이 담길 수도 있습니다. 한 통의 편지만큼이나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눌러 담은 선물, 그 위에는 우표 한 장이 꼭 어울리지 않을까요?
어떤 이야기가 적혀 있을지 모를 편지를 받아도, 봉투에 귀여운 우표가 붙어 있으면 일단 안심입니다. 아, 따뜻한 이야기를 하는구나, 하고요. 그렇듯 누군가에게는 낯설지 모르는 센템의 제품이, 또 미처 직접 얼굴 보고 전하지 못한 진심이 우표를 통해 누군가의 문 앞을 부드럽게 두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③ Sentem 우표 시리즈 03 : 복수초(福壽草)
센템의 우표 시리즈 세 번째는, '복수초(福壽草)'입니다.
복수초는 두껍게 쌓인 눈 속에서 피는 꽃입니다. 설날에 핀다고 하여 '일원화', '눈 속에서 피는 연꽃' 같다고 하여 '설연화'라고 부른다고도 해요.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에 동그랗게 녹아 구멍이 나서 '눈색이꽃', '얼음새꽃'이라고도 하고, 꽃이 황금색 잔처럼 생겨서 '축금잔화'라는 별명도 가진, 참으로 옛 선조들에게 사랑받은 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꽃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요. 이번 설 우표에 '복수초를 그려 넣은 장본인, 디자이너 재현님은 '당장이라도 '이런 꽃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해요. 눈 속을 뚫고 피는 복수초처럼 힘찬 한 해를 보내길 바라면서요.
복수초의 '복'은 행운을 상징하는 '복 복(福)', '수'는 수명을 말할 때의 '목숨 수(壽)'를 쓰는데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라는 뜻이 담긴 우표를 받으면 더욱 뜻깊은 기쁨을 느끼지 않을까요?
참,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래요.
From. 기획자 소원 드림.
(With. 센템의 기둥, 디자이너 재현님과 함께)
ps. 어제도 새롭게 바뀐 우표를 보고 기사님께서 물으셨습니다. 이번에는 왜 우리가 우표를 붙이고, 이 우표는 어떤 그림인지 수다를 떨듯이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이전까지는 조금 심드렁해 하셨던 기사님도 "오, 이 꽃이요?"하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봐 주셔서 무척 뿌듯했습니다 :)